치과의사 계영청의 세상사는 이야기
 

부산 여행하기 2-2


가끔씩 나는 옷섶에 손을 넣어본다
심장이 뛰고 있는 지
마치 우편함 속으로 손을 밀어 넣을 때
약간의 금속성 차가움 다음에 찾아오는 홍조처럼
팔딱거리는 먼 발자국 소리

봄이 언제 단번에 달려오던가
보여줄 듯 말듯 앵도라져 몇 번 뒷걸음 친 후에
그만큼 애꿎게 한 사내를 불 지르지 않던가

가끔씩 나는 심장 속에 손을 넣어본다
새 싹이 돋았는지
무슨 꽃이라도 몇 송이 묶어볼 요량으로 더듬어 보다가
불량한 짓거리 들킬 때처럼
화들짝 꼬집어보는 봄날의 꿈

이미 가고 없는지
다시 오기는 하는지

[나호열 / 가끔씩]

여행 이야기를 올리다 중단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달이나 지나갔다.
항상 뒤가 찜찜하게 그 시간들을 지냈었다. 계절에 맞지는 않게 되었지만 이어보려 한다.



부산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다니.. 생각 했던 것 보다 휠씬 멋진 곳이었다.
그리 길지는 않지만,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골목길을 책방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.
책이 가득했다.





조금 있으면 새 학기가 되어서 인지 젊은 엄마들이 많이 보인다.



온갖 장르의 책들이 다 있다. 원하는 모든 책들이 다 있을게다.
나 보라고 이렇게 꺼내 놓았는지, 누군가 펼쳐 보다가 그냥 갔는지 바로 눈에 들어오게 놓여 있다.
결국 내 손에 들려 함께 우리 집으로 왔다. 후회를 조금만 할 수 있는 삶이 되어야 할 텐데..





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예 짐 싸서 부산으로 이사 오고 싶다는 마음도 들 거란 생각도 든다.



오래 된 시집들로 가득하다.



그 시집이 가득한 책 꽂이 바로 옆 빈 벽에 낡은 포스터 한 장이 붙어있다. 아주 낮 익은..

"모짜르트, 바하, 비틀즈.. 그리고 당신을 사랑해요."

본과 3학년 어느 날 3류 극장 한 구석에 혼자 앉아 훌쩍 거리며 보았던 그 영화
그 때 훌쩍 거렸던 눈물 자국이 아직도 마르지 않고 내 가슴 속에 남아있는데.. 세월이 흘러 여기까지 왔구나..





오래 된 책들도 햇볓을 쪼이러 나와 앉아있다.



한쪽 구석에는 석상들도 자리하고 있고..



헌책도 구입을 하고 겸손도 나누는 멋진 책방들



예술 책은 물론이고 없는 게 없는 책방들



노는 만큼 성공한다는 책까지.. 그런데 나는 이만큼 이나 놀았는데 왜?





쌓여있는 책들.. 보기만 해도 배부른 듯한, 공부 열심히 한 듯한 이곳



이곳이 바로 부산 '보수동 책방 골목'이다.
제발 개발이라는 허명 하에 때려 부수는 우는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'보수동 책방 골목'이다.



-답글달기     -목록보기  
139
마카오 여행 01 - 세나도 광장
2017-06-28
138
마카오 여행 prologue - 두 번은 없다
2017-06-21
137
내소사 벚꽃
2017-04-30
136
고창 청보리밭
2017-04-23
135
4월, 봄날의 선운사
2017-04-19
134
6월 어느 날의 여행
2016-06-19
부산 여행하기 2-2
2016-05-01
132
부산 여행하기 2-1
2016-02-29
-목록보기  -다음페이지  
1   2   3   4   5   6   7   8   9   10  .. 18   [다음 10개]
       
Copyright 1999-2017 Zeroboard / skin by DQ'Style